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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6.09.09 :: 여름 햇살
추월산의 시 2006. 9. 9. 12:43
인간 선언
김성중


하늘이 열리고 나선
호랭이가 담배 묵고
다람쥐가 춤을 더덩실 출 때
동물들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어지럽게 자동차가 날아 가고
로봇이 사람을 명령하는 지금
인간들은 다시
옛날의 동물로 돌아 가고 싶다.

단추만 누르면
요술방망이가 나오고
콩알보다 작은
영양제를 먹으면 살 수 있는데

기똥차게 좋은 집이 있고
사람들은 좋겠다
동물들이 말을 하지만
사람들은 이제 재미가 없다.

머리통만 커지고
몸통은 몽당빗자루
두툼한 안경을 쓴 사람들
사람이 아니라 이상한 동물 같다.

차라리 동물이면 하는 마음
인간은 인간이 되기 위해서
다시 동물이 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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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추월산
:
추월산의 시 2006. 9. 9. 12:37
서울특별시
김성중


희뿌연 하늘은
서울의 얼굴
누가 그렇게
할 일없이 담배만 태울까

명동엘 들어서면
친구들을 만나고
밀리고 채이고
정신이 헛갈린다.

서울은 잠이 없다.
눈을 떠도 코를 베니
잠을 자면
간을 강탈당한다.

서울은 깍쟁이
촌놈들을 울리고
옷을 홀랑 벗긴다.

서울은 노처녀
수다 떠는
가시내들을
항우 장사가 당해낼까.

서울은 창녀
얼빠진 인생을 유혹하고
꽃병을 선사한다.

서울은 커다란 정신병원
왼통 미친 놈들이
아무데나 오줌을 갈기고
똥을 바른다,

서울은 특별시
대한민국에 하나밖에 없는
서울은 수도.

그러나 서울은
돈많은 과부들이
살기 좋은 곳
서울은 과부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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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추월산
:
추월산의 시 2006. 9. 9. 12:36

엄마 시집가는 날

김성중


아침부터 하늘은 몹시 찌푸렸다.
닷살박이 돌이는 일찌감치 일어나서
엄마를 찾았다.
엄마가 시집을 간단다.
산 너머 너머
아아주 머얼리
돌이는 눈물이 많은 아이
오늘은 눈물도 안 나온다.
어젯밤만 해도
엄마의 푸근한 젖가슴을 만지면서
잠을 잤는데
엄마가 없으면 어떻게 하지
생각만 해도 까아만 밤보다 무섭다.
어마는 꼭 시집을 가야만 할까
엄마 미워 미워
돌이는 울지 않는다.
우는 아인 바보라고
엄마가 그랬다.
엄마는 가야만 한다.
근데 엄마가 없으면 없으면
돌은 머엉하니 앉아서
엉엉 서러워서 울어 버린다.
엄마가 보고 싶은 돌
얼릉 커야제
돌은 뚜욱 울음을 그친다,엄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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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추월산
:
추월산의 시 2006. 9. 9. 12:34

여름 햇살
김성중

거리와 거리에
햇살이 내려 앉고
개처럼 헐떡이는 사람들
가로수의 잎새만
살아 있다 숨을 쉰다
흐느적거리는
까만 포도 위에 자동차가
벌레처럼 기어가고
흩어진 돌멩이에
나른한 여름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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