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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중
두암초등학교 두 어린이 하교길에
칼에 무참히 찔려
한 명은 죽고 한 명은 중퇴
범인은 정신 이상 청년
끔찍해라, 자식 가진 부모들
무서워서 떨고 있다
세상이 이다지도 험악한 지
무서워라
사람 목숨 파리 목숨
개죽음을 당하는구나
미친 놈의 세상
미친 놈들이 판을 치니
미친 일이 일어나는가
무서워라, 자식 가진 부모들
총칼 들고 자식 지켜라.
(1999.6.1. 밤 9시 뉴스를 보고)
김성중
어머니
가만히 불러봅니다
괜히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어머니
당신은 서울에 계시고
나는 광주에 있습니다
천리길이 아스라합니다
어머니
당신께 전화한다 한다
하고서도 게으름으로
전화 안하는 날 용서하서요
어머니
당신의 아픈 허리를
낫게 해야 하는데
이 아들은 힘이 없어요, 어머니
어머니
조금만 기다려 주서요
좋은 세월이 오겄지요
어머니, 어머니
(1999.6.10)
님과 보금자리
김성중
님을 만나서 즐겁게 노는 꿈을 꾸었네
내 잃었던 반쪽을 찾아 얼마나 헤맸던가
지난날 내가 파닥였던 날갯짓의 흔적이
내 겨드랑이에 옹이로 박혀있다네
나는 지금 님과 꿈을 현실로 바꾸어 서 있네
님을 찾아 헤맬 때 문득 나무 한 그루를 보았네
이파리도 달지 않고 꽃을 피우고 있는 나무였네
가까이 다가가자 나무는 나에게 아는 체를 했지
나무가 나더러 불쌍한 중생이라고 하더군
내 옆에 님을 두고도 그렇게도 오랫동안
찾아 헤매고 다닌 바보라고 하더군
나는 이제 님을 찾았네
나는 내 님을 결코 놓치지 않을 걸세
내 님이 가는 곳이라면 지옥이라도 즐거운 여행길
나는 지금 행복하다네
이 세상 누구보다도 행복하다네
사랑하는 그대가 옆에 있으니까
아아,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네.
벗어나고 싶어요
김성중
선생님, 교실은 감옥입니다.
이것은 비유가 아닙니다.
냉정한 현실입니다.
선생님은 간수입니다.
우리가 미쳤다고요?
선생님, 우리는 감옥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푸른 하늘을 맘껏 날고 싶어요.
감시를 받지 않고 구속도 받지 않는
꿈의 나라로 가고 싶어요.
선생님, 우린 갈 곳이 없어요.
선생님, 우린 차라리 감옥이 좋아요.
감시 받고 구속 받더라도
시키는 대로 하면 편하잖아요.
아무런 생각 없이 평화가 넘치는 곳
교실이란 감옥이 우리들의 천국이지요.
선생님, 하지만 벗어나고 싶어요.
왜냐하면 우린 자유를 꿈꾸니까요.
집돼지보다는 멧돼지가 되고 싶으니까요.
우리는 반항하는 세대니까요.
불만이 진보를 만드니까요,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