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월산의 시 2006. 9. 9. 12:33

박제된 거북
김성중

소방서 사거리
어느 한약방엔
박제된 거북이가 눈을 부리리며
진열장에 놓여 있다.
수명은 500살
나이는 250의 갈봄을 보탰는데
남쪽 바다 어딘가
거친 어부에게
재수없이 잡혔단다.

너는 예로부터
영물임에 틀림없지.
어쩐지 간밤 꿈자리가
뒤숭숭하더니만
마누라 말 안듣고
팔도유람 나왔다가
천수를 못누리고
졸지에 죽었구나.

가락국 수로왕 때
불에 구워져 먹혔다면
차라리 원통하지 않을 것을
하필이면 박제되어
진열장에 갇혔구나.
오고 가는 사람들아
불쌍한 요내 몸을
공원묘진 힘들겠고
목포 앞바다에
풍덩 던져 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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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추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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