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월산의 시 2006. 9. 9. 12:43
인간 선언
김성중


하늘이 열리고 나선
호랭이가 담배 묵고
다람쥐가 춤을 더덩실 출 때
동물들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어지럽게 자동차가 날아 가고
로봇이 사람을 명령하는 지금
인간들은 다시
옛날의 동물로 돌아 가고 싶다.

단추만 누르면
요술방망이가 나오고
콩알보다 작은
영양제를 먹으면 살 수 있는데

기똥차게 좋은 집이 있고
사람들은 좋겠다
동물들이 말을 하지만
사람들은 이제 재미가 없다.

머리통만 커지고
몸통은 몽당빗자루
두툼한 안경을 쓴 사람들
사람이 아니라 이상한 동물 같다.

차라리 동물이면 하는 마음
인간은 인간이 되기 위해서
다시 동물이 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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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추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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