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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9.17 :: 전쟁과 평화
  2. 2006.09.16 :: 나무를 말한다 / 김성중
  3. 2006.09.15 :: 이팝나무 수난사 / 정양주
  4. 2006.09.15 :: 옛집 / 김민휴
멀리 보기 2006. 9. 17. 18:45
전쟁과 평화 / 김성중


언제쯤 지구에 평화가 찾아올까? 아마 지구상에서 인류가 절멸한 뒤가 아닐까? 인류는 본능적으로 전쟁광이니까. 전쟁을 하지 않으면 세상이 재미없어서 안달복달하는 인간들이 너무나 많으니까.

전쟁을 놀이로 여기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있다. 힘이 센 내가 힘이 약한 네 것을 빼앗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 아니던가? 동물들의 세계를 보면 분명하지 않는가? 그런데 왜 사람들은 힘센 나라가 힘이 약한 나라에 쳐들어가서 갖고 싶은 것을 빼앗는 것을 비난하는 것일까? 동물들의 세계에서는 약육강식이 당연한데, 왜 인간만이 자연의 본능을 거부하는 것일까? 그렇게 인류가 잘났다는 말인가?

조지 부시는 동물의 세계로 돌아가자고 말한다. 온몸으로 호소한다. 세계에서 제일 힘이 센 미국이 지구를 마음대로 요리할 테니까 힘이 약한 너희들은 구경이나 하라고 협박한다. 밀림의 왕자 조지 부시, 그는 황제의 오만함을 갖고 있다. 이미 아메리카합중국은 제국이니까 그는 대통령이지만 황제보다 더 큰 힘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전쟁을 부추기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많다. 미국에게 평양을 폭격하라고 과격하게 주장하는 무리들이 있다. 나는 그들에게 말하고 싶다. 전쟁놀이가 그렇게 하고 싶으면 미국본토에서 하라고.

세상을 눈을 부릅뜨고 살아야 하겠다. 동물원에서 맹수들이 탈출하는 것을 막아야 하겠기에.


전쟁이 없는 세상을 그리워하는 인류의 꿈이 이루어질 날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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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추월산
:
풍경사진으로 세상보기 2006. 9. 16. 11:34
나무를 말한다

나는 그 여자를 보았어. 그 여자 집 마당에는 하얀 쌀밥 같은 이밥(팝)나무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지. 그 나무 옆에서 이밥(팝)나무꽃보다 더 새하얀 그 여자가 쌀을 씻고 있었어. 나는 눈을 뜰 수가 없었어. 너무나 눈이 부셔서. 난 그 이후론 눈을 뜨지 않았지. 왜냐하면, 그 여자가 내 눈에서 사라질까봐.

들판에 나가 보았니? 풀잎이나 나뭇잎을 본 적 있어? 연둣빛 잎을 달고 섰는 나무의 자랑스런 눈빛을 보아. 귀엽지 않아? 해마다 이맘때쯤 그 여리고 연한 잎을 달고 나무는 뜨거운 여름을 준비하는 거야. 광합성을 하려면 두껍고 강한 잎사귀를 달아야지. 너는 나무의 계획을 알고 있니? 사람들은 날씨가 조금만 더워도 덥다, 덥다를 연발하면서 금새 선풍기나 에어컨을 켜려 든단 말야. 한여름에 나무 그늘에 앉아봐. 얼마나 시원한지 몰라. 내 고향 담양의 관방제림이 얼마나 시원한지 몰라.

나무가 왜 지금 이파리를 만들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겠지? 느티나무의 그늘에 앉아서, 그 시원함을 말하면서, 느티나무의 크나큰 사랑을 말해야해. 지금, 나뭇잎은 연둣빛으로 빛나고 있어. 어떤 이는 이런 나뭇잎의 색깔을 신록이라고 불렀어. 신록예찬이라는 글을 읽어본 적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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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추월산
:
함께 읽는 시 2006. 9. 15. 14:34

이팝나무 수난사 / 정양주

중고 가전제품 창고 세워 플러그 질질 끄는 냉장고 속에 텔레비전 집어넣고 세탁기 속에 의자 돌리고 에어컨 눕혀놓고 컴퓨터 태우고 그 위에 목 떨어진 선풍기 올리고 하여간에 중환자실 들어갈 짓만 골라서 하더니 그만 숨이 꼴깍 넘어갔는지 온갖 녹물 흐르게 두다가, 어느 날 철근 한 트럭과 싹 바꿔치기 하여 짱짱한 창살을 촘촘히 짜 칸마다 개들을 가둬두는 것이여.

철근을 물어뜯고 우는 놈, 바스락대는 소리도 없는데 미친 듯이 짖는 놈, 핏발 선 눈으로 똥 오줌 질질거리며 먹는 놈, 그 중에 꼬리 홰홰 돌리며 눈 맞추려는 놈도 있더니, 몇날 며칠 굶어 개들 눈에 핏기도 가시고 목도 잠기고 아이들 폭죽 소리에도 드러누운 겨울, 개집채 실어 가버리데.

강아지풀 날아와 한철 잘 흔들리고 흰민들레 토실하게 꽃 피워 씨 날리고 개망초도 따라 건중거리다 모가지 꺾인 것 한참 지나, 이번에는 중장비 폐기장인가 크고 작은 포크레인 땅에 머리박고 일어날 줄 모르고 지게차는 바퀴가 펑크 나서 주저앉고 롤러는 제 몸뚱이 하나 굴리지 못하고 그렇게 몇 년이 흘렀나.

창고도 중장비도 말끔히 치워지더니 바로 앞까지 이차선 포장도로가 뻥 뚫렸어. 이제야 예전처럼 당산나무 구실을 하게 된 거지. 그래봤자 차 세워 두고 그 속에서 잠자는 사람뿐이지만. 가끔 근처 학교 선생 눈 피해 나온 아이들이 담배 피우고 내 몸에 지져 끄는 것도 뭐 괜찮지. 늙어 감각 떨어지는데 살짝 놀래기라도 해야 봄이면 머리 가득 쌀밥 채울 것 아니겠어.

-[문학들 ]5호(2006년 가을)에 실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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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추월산
:
함께 읽는 시 2006. 9. 15. 10:41
옛집 / 김민휴
.

섬쥐똥나무 생울타리에 옴팍 묻힌 집
지붕에 까만 쥐똥나무 열매 수북이 쌓인 집
겨우내 굴뚝새 소리 가득한 집

울안 가득 아버지 호령소리 쩌렁한 집
장두감나무 황토마당에 휘어져 닿은 집
울 밑에 작약꽃, 목단꽃 단정한 집
여름내 말벌 소리 징징대는 집

뒤란 처마 밑 눈썰매, 방패연 꿈꾸는 집
셋째형이 팽이 깎다가 잠깐 뒤란을 비운 집
잠 깬 고양이 담 위에 올라
쭉 뺀 다리로 오지게 하품 하며
마실가기 전 뒤돌아보는 집

내가 오래 오래 뒤돌아보며 떠나온 집
숨가쁘게 달겨가 안기던 집
동백아가씨 곱게 부르며 베갯모에 수 놓던
큰누님 시집가고 없는 집
어머니가 날 못보고 세상을 떠난 집

큰형님이 헐값에 팔아먹은 집
아버지가 끝끝내 돌아가지 못한 집
어쩌다 들른 고향, 죄지은 놈처럼 달아나며
한 번만 더, 한 번만 더 뒤돌아보는 집

<2006년, 새해를 맞으며 -김민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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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추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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