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시 2007. 3. 4. 21:27

발자크

정남희

그는 돈 때문에 글을 썼으며 돈 때문에 나이 먹은 여자를

만났으며 돈 많은 과부를 꿈꿨으며 돈 때문에 도망다녔으며

감옥살이는 국민군 근무 기피 때문이지만 아무튼 돈 때문에

파산했으며 돈 때문에 더욱더 돈 많은 여자를......

요즘 나는 [즈바이크의 발자크 평전]을 읽고 있는데 문제는

끝까지 읽기가 두렵다 왜냐하면 또 당신 어떤 말썽 분란을

일으키고 또 얼마나 많은 시름 속에 또 다른 애인 품 속에

은둔하고 그 애인은 두 손 들고 포기하고......구제불능의

온통 윙윙윙윙 불면 위에 벌집투성이일까 모두 666p인데 569p

를 읽고선 손을 놓는다 웬지 예감이 좋지 않다 목 뒷덜미가

뻣뻣해 온다

*[2000 현장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시] (현대문학/200.10.15.) 142쪽에서

*정남희 : 1962년 전남 해남 출생. 1996년 [작가세계]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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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추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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