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시 2011. 7. 6. 22:56

시가 내게 오지 않았다

권지숙

1975년, 말이 아니던 시절

비분강개 하나로

어린 미혼모처럼 덜컥

들어선 시의 길

내 경솔의 댓가는 이날까지

무수한 빚쟁이들에게 시달리는 일이다

시 안 쓸 거야

시 좀 쓰세요

시도 안 쓰고 뭐 해

'시가 내게로 왔다'는

네루다의 말은 거짓말이다

-권지숙 시집, 오래 들여다본다, 창비, 2010, 55쪽

'함께 읽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퉁이  (0) 2012.06.01
금호철화 / 조정권  (0) 2011.08.31
어처구니가 산다 / 천양희  (0) 2011.04.28
고추(丹椒)  (0) 2010.10.26
손 / 조인선  (0) 2010.09.24
posted by 추월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