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시
2011. 8. 31. 20:33
금호철화 / 조정권
아, 이 금호철화(金號鐵花)
어려운 식물이지요 쇠꽃을 피웁니다
이 선인장의 성깔을 잘 알지 못하면 키우지 말아야 합니다
콘도르가 사막의 하늘을 맴돌다가 급강하해 앉은 모습
골 깊고 진녹색의 단단한 몸체엔 솟구치고 뻗친 가시들 보세요, 화살촉처럼 무장하고 있어요
가시들은 원산지에서 지나가는 말의 편자까지도 뚫고 올라옵니다
조심하세요 손
이놈들은, 뿌리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가시가 생명이지요
숨을 가시로 쉽니다 가시가 부러지면 썩기 시작하지요
어찌나 지독한지 뿌리를 몽땅 잘라 삼년을 말려두었다가
모래에 다시 심으면, 서너 달이면 제 몸에서 스스로 새 뿌리를 내립니다
흙 나르는 수레바퀴에 구멍을 내는 것도 이놈들입니다
조심하세요, 가시가 살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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