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이야기 2010. 1. 21. 13:29

시집살이요 읽기

교사 김성중


대표적인 민요인 ‘시집살이요’를 읽고 수업에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보기로 한다. 충남 예산지방과 경북 봉화지방 그리고 전남 여천지방의 시집살이요를 읽어보기로 한다. 아래 민요는 본인이 소장하고 있는 임동권편,『한국민요집Ⅰ』(집문당/초판1961.6.30./4판 1993.1.20.)에서 뽑았다.



1. 시집살이요-예산지방



꼬댁꼬댁 꼬댁각씨

한살먹어 어멈죽어

두살먹어 아버지죽어

세살먹어 말을 배워

네살먹어 걸음배워

다섯살먹어 삼촌집에찾아가니

삼촌이라 마당쓸다

비자락으로 내려쫒네

들어가니

삼촌숙모 불때다가

부수대로 내쫒네

아이고 답답스런지고

요내팔자 왜이런고


방이라고 들어가니

사촌오빠 공부하다

서상대로 내어쫒네

아이고 답답스런지고

요내팔자 왜이런가


밥이라고 주는것이

굽이굽이사발구비 부쳐주네

건거니라고 주는것이

삼년묵은 된장에다

굽이굽이접시구비 부쳐주네

아이고 답답스런지고

요내팔자 왜이런가


사주라고 받는것이

가랑잎사구 받었고나

옷이라고 해준것이

짓만남은 삼베적삼

치마라고 해준것이

허리만남은 삼베치마

속옷이라고 해준것이

허리만남은 삼베고쟁이

아이고 답답스런지고

요내팔자 왜이런고


시집이라고 가서보니

고재랑군 얻었고나

아이고 답답스런지고

요내팔자 왜이런고


부엌에라 들어가보니

믿빠진 솥만남았더라

디란이라 가서보니

믿빠진 바구니하나걸였네

그바구니 옆에끼고

뒷동산에 올라가니

양지쪽에 발고사리

음지쪽에 먹고사리

디듬디듬 꺾어다가

국끓이고 밥을지어

열두반상 봐다가

시금시금 시아버지

이만저만 주무시고

아침밥상 밥상받으세요

예라요년 목먹겠다

네가먹고 개나줘라


*임동권편,『한국민요집Ⅰ』(집문당/초판1961.6.30./4판 1993.1.20.)144쪽(작품번호 561번)



2. 시집살이요-봉화지방



이서방네 맏딸애기

시집이라 가니라꼬

농두바리 귀두바리

고니닷줄 앞서우고

장안아래 들어서니

종아종아 아해종아

새메느리 길뜨레라

정지치장 둘러보니

동네추발 시굽다리

오롱조롱 덮어놓고

구둘치장 둘러보니

이리닫이 장성롱은

기메둥 치와놓고

집치장을 둘러보니

사무에다 핑경달고

동남풍이 들이부니

핑경소리 요란하다

시집가는 사흘만에

아침에라 일어나서

양동애캉 양등개캉

마주박아 깨였니더

에라요년 요망하다

니몸하나 파났따나

양동애나 사여내라

사랑문을 열리치매

시금시금 시아바님

요강대에 세수하고

아침조반 자부시소

에라요년 요망하다

니나먹고 개나줘라

사랑문을 열리치매

콩꼬따리 시아자바

아적조반 자부시게

아침이사 먹지마는

아지매일이 맹랑하네

큰방문을 열리치매

시금신내 시어마님

요강대에 세수하고

아적조반 자부시소

시집가든 닷새만에

밭매러 가라하니

밭을가 매고보니

몇골이나 매었노

한골매고 두골매고

삼세골 매었내다

마당안에 들어서니

시금신내 시아바님

몇골이나 매었노

한골매고 두골매고

삼세골을 매었내다

에라요년 요망한년

고걸사 일이라고

점심때를 찾아오나

아침에 일어나서

사랑문을 열리치매

시금신내 시아바님

요강대에 세수하고

아적조반 자부시소

큰방문을 열리치매

시금신내 시어마님

요강대에 세수하고

아침조반 자부시소

아침이사 먹지마는

쥔네일이 맹랑하네

아침을 먹고나서

저게오는 저양반요

이내머리 깎아주소

머리사 깎지마는

찾을사람 없을손가

없나이다 깎아주소

여덜폭 팔폭치매

폭폭이도 뜯어서는

두폭뜯어 감발하고

세폭뜯어 바랑짓고

한폭은 고깔하고

머슴머슴 우리머슴

대막대나 하여주소

뒤안에 돌아서서

삼년묵은 술갑대기

짚고나니 부러지네

머슴머슴 우리머슴

대막대나 하여주소

뒷동산 치어달아

잔대랑 축채부고

큰대꺾고 짚고나서

짚고나니 든든하다

친정에라 돌아가서

우리어매 마당에

나오는거

저게있는 저부인요

동냥이나 적어주소

동냥이사 주지마는

우리딸도 같다마는

대천지 한바다에

한모색이 없을손가

우리오빠 마주치다

저게있는 저대사는

우리동생 겉다마는

대천지 한바다에

한모색이 없을손가

밑그무없는 잘게다가

좁살한되 주는걸

여기가 세부니

숟갑대로 낱낱이

조아담아서

다담고나니 해가

석양이데

조아담아 돌아서매

우리오매 날모르네

우리오빠 날모르네

손을잡고 들어가서

웰일이로 웬일이로

우리딸이 웬일이로

삼대독대 외동딸을

이럴줄을 어이알로

원통하고 가련하다

어찌해서 이렇다고

눈물은흘러 강수되고

한숨은퍼져 동남풍이라


*임동권편,『한국민요집Ⅱ』(집문당/초판 1974.12.28./3판 1993.11.20.)332-333쪽(작품번호 980번)



3. 시집살이요(진주낭군가)-여천지방


울도담도 없는집에

시집삼년 살고보니

시어머님 하신말씀

애--아가 며늘아가

진주낭군 볼려거든

진주남강 빨래가라

진주남강 빨래가니

난데없는 발자욱소리

옆눈으로 살짝보니

흰구름같은 갓을쓰고

백말같은 말을타고

못본척하고 지나가네

흰빨레는 희게빨고

검은빨레는 검게빨아

집이라고 돌아오니

시어머님 하신말씀

애--아가 며늘아가

진주낭군 볼려거든

건너방으로 나가봐라

건너방으로 건너가니

오색가지 술을놓고

기생첩을 옆에끼고

권주가를 하는구나

아랫방으로 건너가서

아홉가지 약을먹고

명주수건 석자를

목에다 걸고

황천대학을 입학을 했네

진주 낭군이

이말을 듣고

버선말로 뛰어나와

기생정은 석달이요

본처정은 백년인데

억울하게 죽었구나


*임동권편,『한국민요집Ⅱ』(집문당/초판 1974.12.28./3판 1993.11.20.)384쪽(작품번호 10



시집살이요는 시집살이의 고달픔을 노래한 것으로 여성들의 진솔한 삶에 대한 태도가 엿보인다. 이러한 여성들의 삶과 현대여성들의 삶을 비교해서 이야기하다 보면 여성들의 권리 신장이 어떻게 진행되어왔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이 민요를 모방해서 학교살이요를 짓도록 해보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시창작 능력을 신장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민요는 백성들의 노래다. 학생들이 민요를 공부함으로써 백성들의 삶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민요를 현대인의 삶에 연결해서 읽어낸다면 우리의 전통예술인 민요를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민요에 나타난 표현방식을 익혀서 글을 쓴다면 글의 품격이 더 높아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추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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