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보기 2008. 4. 30. 13:05

인간 광우병을 조심하자


광우병이 의심되는 소를 잡아서 먹는다. 만약 그 소가 광우병에 걸렸다면 그 소를 먹은 사람은 인간광우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설마 내가 광우병에 걸리겠느냐며 쇠고기를 먹는다. 물론 쇠고기를 먹은 사람 모두 광우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인간광우병에 걸리면 치사율이 100%다.

네이버 백과사전에는 이렇게 나와 있다.

인간광우병 [人間狂牛病, v. Creutzfeldt-Jakob disease] 은 광우병이 사람에게 전염된 '변종 크로이츠펠트 야곱병'(vCJD)을 일컫는 말이다. 광우병에 걸린 소의 고기를 먹은 사람에게 나타나는 병이며, 광우병과 마찬가지로 뇌의 단백질 이상으로 신경세포가 죽어 스펀지처럼 뇌에 구멍이 뚫려 결국 사망하게 된다. 전염인자인 프리온(Prion)에 의해 발병하며, 전염된다. 환자는 감염 초기에 기억력 감퇴와 감각 부조화 등의 증세를 보이고, 이후 평형감각 둔화와 치매로 발전하며, 결국 움직이거나 말도 하지 못하다가 사망하게 된다.

1986년 처음 발견된 이후 빠르게 확산되었고, 1988년에는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후 1995년 영국에서 19세의 청년이 이 병으로 사망하기에 이르렀으며, 2008년 4월에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아레사 빈슨이라는 여성이 사망했다.

잠복기가 10~40년으로 긴 데다 확실한 진단을 위해서는 뇌조직을 떼어내야 하기 때문에 진단을 내리기가 어렵다. 일반적인 소독법으로는 파괴되지 않으며, 식품뿐 아니라 수혈과 장기이식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일단 발병하면 3개월에서 1년 안에 죽게 되는 치명적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인간광우병이 21세기에 가장 위험한 전염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하였다.

posted by 추월산
:
멀리 보기 2008. 4. 24. 15:31

수학여행을 다녀와서


2008년 4월 21일 월요일. 설레는 마음으로 수학여행 버스에 오르는 아이들은 들떠있다. 나야 제주도를 여러 번 가보았지만, 처음 가보는 아이들이 많아서인지 버스가 들썩인다.

처음 들른 곳은 반남고분군. 마한시대 고분들이 줄지어 누워 있는 곳. 그냥 고분만 눈으로 한 번 휙 둘러보고 떠나야 하는 아쉬움. 박물관에 들러서 마한의 문화를 확인해야 하는데...... 아쉽게도 버스는 시동을 걸고 아이들을 기다린다. 빨간색 깃발이 펄럭이고 버스는 영암 도기문화센터로 달린다. 차창으로 보이는 돌멩이 산, 월출산. 월출산을 끼고 버스는 달린다. 시골풍경은 한가롭기만 한데 아이들은 마냥 신이 났다. 여행을 떠나는 것은 언제나 신이 난다. 일상을 벗어나 자유롭게 떠난다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다.

영암도기문화센터에서 학예사가 아이들에게 무엇인사를 설명하려 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들으려고 하질 않는다. 몇 차례 악을 쓰고 호루라기를 불고 나서야 진정이 되었고 학예사의 안내에 따라 문화센터 안 전시실을 둘러본다. 눈 깜짝할 사이에 전시실을 빠져나오는 아이들은 무엇을 보고 느꼈을까? 이제 왕인박사 유적지를 가야 한다. 좁다란 마을길을 지나서 조금 걸어가자 잘 정돈 된 왕인박사 유적지가 보인다. 눈이 아프게 철쭉이 피어 있고 왕벚꽃 꽃송이가 무거워 보인다. 우루루 몰려가는 아이들이 왕인박사에 대해서 관심이나 갖고 있을까? 아이들을 따라서 왕인묘까지 가서 왕인박사의 영정을 본다. 인자한 모습이 상상대로다. 전시관을 들러서 왕인박사의 흔적을 확인하고 기념관을 끝으로 주차장으로 가는데 뒷꼭지가 가렵다. 수박겉핥기식으로 지나가는 수학여행단 버스가 목포자연사박물관을 향해 출발한다.

목포자연사 박물관 주차장 공원에서 점심을 먹는다. 집사람이 싸준 점심이다. 어젯밤에 잠도 안자고 싸준 점심이라 맛있다. 여러 선생님들도 맛있게 점심을 먹는다. 흐뭇하다. 배가 부르게 밥을 먹었는데도 밥과 반찬이 남는다. 배에서 간식으로 먹기로 하고 챙겨서 1호차 짐칸에 넣어두었다. 버스는 목포항 여객터미널로 향했고 채 5분도 안돼서 아이들을 내려놓는다. 여객선 터미널에서 잠시 대기하다가 카페리 레인보우호에 몸을 실었다. 아이들이 다섯 시간 동안 머물 객실에 들어가 보았더니 냄새가 심하고 체온으로 인해 선실이 무덥고 답답하다. 아이들이 무사히 제주항까지 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 2등 객실에 올라가서 점심 남은 것을 챙겼는지 학년부장선생에게 물어보니 챙기지 못했다고 한다. 섭섭했다. 밥을 맛있게 먹고 나서 금방 잊어버리다니...... 학년부장이 행정실장에게 얘기해서 도시락을 찾아놓으라고 했단다. 맛있는 약식은 학교에 남아 있는 선생님들이 드시겠지...... 레인보우호는 서남해의 섬을 잘도 헤치고 제주를 찾아서 바다를 가른다. 아이들은 쉴새없이 선실과 갑판을 드나들며 매점에서 음식을 사먹는다. 배는 밤 7시 30분이 되어서야 제주항에 닿았다. 사다리를 통해서 한 줄로 사람들이 내린다. 20분이 넘게 걸린다. 거의 8시가 되어서야 우리를 실은 버스는 서귀포시 남원 큰엉 해안 경승지에 있는 금호리조트를 향해 어둠속을 달린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꿀맛 같은 저녁을 뚝딱 해치운다. 피곤이 밀려온다. 아이들은 저녁을 먹고 끼리끼리 노느라고 밤이 짧은 지 새벽 4시가 되어도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다음날 무거운 눈꺼풀을 억지로 밀어올리며 눈을 떴다. 아침도 거른 채 정방폭포로 향했다. 아이들을 계단으로 내려보내고 나서 폭포를 줌으로 당겨 사진을 몇 장 찍었다. 그리고 폭포 위쪽 매점에서 커피 한 잔과 달걀 하나로 허기를 달랜 뒤 제주미니미니랜드로 달린다. 졸음이 쏟아진다. 소인국 입구에서 아이들을 지킨다. 금방 휘휘 둘러보고 나오는 학생들이 있다. 그리고는 바로 근처에 있는 산굼부리 분화구로 달려간다. 부지런히 걸어서 분화구를 바라본다. 깊이 패인 분화구 속에 온갖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구상나무 꽃이 독특해서 카메라에 담는다. 그리고 입구로 내려오니까 군것질하는 다수의 아이들이 보인다. 출발, 일출랜드로! 미천굴과 아열대식물을 보고 와야 할 아이들이 입구에 서성이며 퇴장을 하려고 한다. 입장료가 3,000원인데 하나도 아깝지 않은 모양이다. 몇 몇 아이들을 돌려세워서 더 둘러보라고 이야기하면서도 씁쓸하다. 이제는 점심을 먹고 기분 전환을 할 시간이다.

성읍민속마을에 있는 큰하르방 식당에서 흑돼지 볶음을 반찬으로 허기진 배를 채운다. 마침 조껍데기 술이 있어 몇 잔을 비우니 얼굴이 화끈거린다. 포만감으로 그득해진 배를 쓸며 몽골리안 마상쇼 공연장으로 이동한다. 공연 시작부터 낯선 몽골의 악기연주가 마상쇼가 심상치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화려한 동작으로 말을 타고 내리는 몽골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칭기스 칸의 후예답다는 생각을 한다. 저렇게 말을 자유자재로 탈 수 있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이제 성산일출봉을 찾아갈 차례다. 주차장에 내려서부터 아이들은 일출봉을 쳐다보지 않는다. 패밀리마트 주변에 아이들이 몰려 있다. 아이들에게 일출봉 정상은 없는 모양이다. 계단을 놔두고 경사진 잔디밭으로 통행하는 아이들을 지도하다보니 이동할 시간이 되었다. 나도 일출봉 정상에서 시원한 태평양 바닷바람을 쐬고 싶었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이제 오늘 마지막 여행지, 섭지코지로 간다. 영화 ‘올인’의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다. 입구에서 차가 막힌다. 공사중이다. 묘하게 생긴 집들을 짓느라고 어지럽다. 수학여행단을 실은 버스가 꽁무니를 바다에 대고 주차하느라 정신이 없다. 아이들은 언덕으로 올라갈 생각도 않고 차안으로만 들어오려고 한다. 섭지코지의 아름다운 풍광도 아이들에겐 돼지목에 걸린 진주목걸이인 모양이다. 차는 숙소인 금호리조트로 달린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밥상을 받는 아이들. 하루 종일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픈 모양이다. 여덟 시부터 레크리에이션. 아이들의 환호성이 숙소를 떠들썩하게 한다. 노는 데는 일가견이 있다. 역시 아이들이다. 밤 열시까지 놀던 아이들은 일단 숙소로 들어갔다. 이 아이들이 제때에 잠을 잘 것인가? 아니나 다를까 새벽 4시까지도 잠을 안 자는 아이들이 있다. 겨우 눈을 붙이고 나니 아침이다.

이제는 짐을 정리해서 공항으로 가면 된다.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을 그냥 시늉으로만 둘러본다. 주차장으로 달려가보니 우리 반 차만 남아 있다. 쇼핑센터로 차가 달린다. 드디어 제주공항. 탑승권을 나눠주고 화물을 부치고 11시 30분에 탑승하여 광주공항에 내리니 12시 15분이다. 서둘러 짐을 찾아서 택시를 타고 학교로 달렸다. 피곤하다. 자동차에 가방을 싣고는 바로 집으로 향했다. 그리운 집.

집에 도착해서 밥 한 술을 뜨고는 곧바로 잠을 청했다. 눈을 떠보니 밤이었다. 머리가 빙빙 돈다. 꿈 같은 수학여행 인솔이었다.

-별똥별


posted by 추월산
:
멀리 보기 2008. 2. 22. 09:08

오늘 아침의 망상



오늘은 무슨 일이 일어날까? 날마다 사건이나 사고로 얼룩이 지는 세상을 보면서 걱정을 한다. 물론 뉴스를 보거나 듣지 않으면 좋지 않은 소식을 모를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게 어디 쉬운가? 깊은 산속에 처박혀 살지 않는다면. 서해안 기름유출, 이천 냉동창고 화재, 숭례문 방화사건, 횡령, 불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재벌기업, 사기, 폭력, 전쟁, 가뭄, 태풍, 해일, 토네이도, 지진, 출교, 퇴학, 평가, 불황, 부실대출, 교통체증, 귀경전쟁, 영어몰입교육, 병역비리... 상큼한 말보다는 머리를 아프게 하는 말들이 넘쳐난다.


우승, 4강 진출, 예선통과, 봄, 꽃, 나무, 희망, 고향, 바다, 하늘, 시내, 바람, 향기, 친구, 사랑, 행운, 구원, 베풂, 기다림, 짝사랑, 기대, 애인, 공동체, 섬, 개펄, 어린이, 결혼, 양보... 이런 좋은 단어들이 넘쳐나는 신문을 보고 싶다.


대학등록금 무료, 무상치료 병원, 아파트 무상지급, 음식물 무료 지급, 무상, 무료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서열 없는 대학, 턱이 없는 학교, 턱이 낮은 관공서, 이웃집 아저씨 같은 대통령, 등을 긁어주는 국회의원, 담이 없는 집, 거지 없는 사회, 실업수당이 더 많은 나라, 교양이 있으면 교양수당을 주는 사회, 너나없이 시를 쓰고 시를 외우는 사회.


음식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는 나라, 배가 나온 사람이 없는 사회,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에너지만 쓰는 사회.


연필만 잡으면 저절로 머릿속의 생각이나 시가 써지는 그런 세상이 온다면 좋겠다. 그랬으면 좋겠다.


처녀 총각이 손만 잡아도 2세들이 저절로 태어나는 세상, 늙어도 늙어도 서럽지 않은 세상, 학생들이 선생님의 말씀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눈을 부릅뜨고 귀를 쫑긋 세우는 학교, 베풀지 못해 안달하는 부자들이 넘쳐나는 세상, 남을 험담하는 사람이 없는 세상, 그런 세상을 꿈꾼다.


posted by 추월산
:
멀리 보기 2007. 10. 18. 10:06

"'공포와 선망'이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도정일 교수 "문화 성숙에 이토록 게으른 나라는 한국뿐"

등록일자 : 2007년 10 월 18 일 (목) 08 : 11

'민주화'로 대표되는 정치발전과 '잘 먹고 잘 살자'로 대표되는 경제발전.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한국인을 사로잡아온 화두이자 사회 담론을 끌어 온 두 개의 수레바퀴다. 그러면 문화는 한국 사회 안에서 어디쯤 있을까? 세 번째 바퀴쯤 되는 걸까. 없어도 그만인 '장식품'에 불과한 것은 아닌가.

17일 서울 정동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강당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도정일 경희대 명예교수는 "둘 다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도정일 교수는 "문화는 정치, 경제와 떼어놓고 논할 수 없다"라며 "오히려 형식적 민주주의와 경제 성장을 어느 정도 달성한 현재 한국 사회의 위기는 '민주주의 문화'의 부재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강연은 6월 민주항쟁 20주년을 맞이해 <프레시안>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함세웅)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민주화 20년, 한국사회 어디로 가나' 연속 강연의 여섯 번째 순서로 마련됐다.

여건종 숙명여대 교수와 정희섭 한국문화정책연구소장이 토론자로 나섰으며 심광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

'민주주의 문화 성숙'에 바쳤어야 할 20년, 그러나…

▲ 도정일 경희대 명예교수 ⓒ프레시안


도정일 교수는 한국 사회가 일제 강점기 이후 1987년 6월 항쟁까지 많은 희생이 따르는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것은 '충분한 준비 없이, 문화적 토대 없이 홍두깨처럼 찾아온 민주주의'에 대한 대가였다.

도 교수는 "그렇기 때문에 6월 항쟁 이후 20년은 사회의 기본적인 토양으로 민주주의 문화를 성숙시키는데 바쳤어야 할 소중한 20년"이라며 "그러나 사회도, 정부도 그 작업을 하지 않았으며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도 교수에 따르면 그것은 한국 사회 전반에서 정치와 경재를 지탱하는 기본 능력이 어디서 나오는지에 대한 인식이 미약하기 때문이다. 즉 문화를 '특정 시기에 한 사회 안에서 우세하게 발현하는 가치, 태도, 신념, 지향점, 정신상태, 전제조건'라고 정의내렸을 때 도 교수는 "정치, 경제, 사회발전을 모두 저해하거나 촉진할 수 있는 가능성은 바로 문화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같은 문화의 중요성을 알아챈 사회 주체는 찾아보기 힘들다. 도 교수는 민주주의 문화가 성숙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정부의 정책 부재 △언론과 매체의 타락 △교육의 역할 방기 △긍정적 가치를 제시하고 옹호하지 못한 진보 진영을 꼽으며 "민주주의 문화를 이루는 데 이토록 투자를 게을리 하는 사회는 한국 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도 교수는 그 결과로 나타난 현상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공포의 문화'와 '선망의 문화'라고 지적했다. 고용 불안과 비정규직의 일반화, 실직의 위험으로 인해 사람들은 "언제든 사회적 열패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공포의 정신상태에 갇힌다. 반면 언론이 부추기는 성공, 소비, 풍요의 신화는 여성들의 '성형중독' 현상을 낳으며 '선망의 문화'를 확산시킨다.

도 교수는 "지금 사회는 인간의 발전과 시장의 가치를 놓고 벌이는 '문화 전쟁(culture war)'의 단계에 들어와 있다"며 " '돈' 외에는 판단과 선택의 기준이 없을 정도로 경제가치에 매몰돼 있는 가치 전도 사회에서 우리는 다시 인간발전의 가치, 민주주의 문화의 가치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 결과는 '사회적 이성의 마비'로 나타났다"

▲ 여건종 숙명여대 교수 ⓒ프레시안


이날 토론에 나선 여건종 교수는 "근대화 과정에서 문화적 민주화가 동반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 사회가 아직도 미완성 상태에 있다는 지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위로부터의 민주주의 이식, 해방 이후 시작된 압축 성장 과정에서 밑으로부터 시민의식을 형성할 수 있는 조건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여 교수는 "이런 관점에서 문화는 무엇보다도 밑에서부터 주체를 형성해나가는 것과 관련돼 있다"며 "계몽된 대중을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민주화에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여 교수는 "도 선생님이 지적한 대로 시장 전체주의는 우리 사회의 민주화에 가장 위협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며 "부정적 징후로 포착한 공포와 선망의 문화는 정확하게 자본주의 문화의 특징이라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 교수는 "결국 지금 한국 사회의 문화는 대중의 욕망을 자극하거나 공포를 통해 동원하면서 시장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을 무력화시키고 자본주의를 재생산해나가는 과정이라고 본다"며 "그 결과는 사회적 이성의 마비"라고 지적했다.

"문화운동이 강조했던 '삶의 질'은 변질돼 버리고…"

정희섭 소장은 지난 20년간 문화운동의 행적을 돌이켜 봤을 때 도 교수의 지적이 더욱 따갑게 다가온다고 밝혔다.

정희섭 소장은 "지난 20년을 평가하는 자리에서 문화운동가 사이에서는 여성, 환경운동의 성장과 발전에 비해서 문화운동은 별로 나아진 게 없다는 이야기가 많았다"며 "문화가 정치, 경제, 사회 등 다른 분야를 끌고가는 가치라는 인식을 확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반성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 정희섭 한국문화정책연구소장 ⓒ프레시안


정 소장은 "그러나 문화운동이 출발하던 당시 시대적 한계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정치적 민주화가 해결되지 않으면 문화도 존재할 수 없었기 때문에 문화운동가들은 '문화운동' 보다는 '문화를 수단으로 한 정치적 운동'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정 소장은 "이제 문화운동도 문화가 목표이자 원리가 되는 운동으로 새로워져야 한다"며 "그러나 그 동력이 어디서 나올 것인가 라는 대목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고민"이라고 밝혔다.

정 소장은 "문화가 중요하다는 말은 이미 오래 전부터 나오고 '삶의 질'의 중요성도 많이 언급됐다"며 "그러나 IMF를 거치면서 '삶의 질'은 일자리 확보 또는 값비싼 공연 관람처럼 철저히 양극화돼 버리거나 문화산업 담론으로 전락해 버렸다"고 지적했다.

정 소장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끊임없는 공포와 선망에서 벗어나 삶의 즐거움을 누리게 하는 것, 진정한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앞으로 문화운동이 해나갈 수 있는 긍정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듯 하다"고 밝혔다.

"'공포와 선망'으로부터의 해방, 시장 전체주의에 맞선 '대안' 될 수도"

이에 대해 도정일 교수는 "우리 사회와 문화가 위기에 처하게 된 가장 심각한 요인은 두 토론자가 지적한 대로 무지막지하게 비인간화, 엄청난 경쟁, 비인간적인 목표를 추구하는 시장 전체주의"라며 "심지어 다수의 사람이 시장의 논리를 내면화하고 내면화하는 지금 이를 교정할 방법은 현재로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도 교수는 "정 소장의 지적처럼 사람들을 시장의 논리로 포섭하는 심리에서 해방되는 과제는 문화가 할 수 있는 한가지 일이 될 수 있다"며 "인간의 삶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수많은 방법을 눈에 보이지 않게 하고 특정의 방법으로 몰고가 고통스럽게 하는 공포, 선망의 문화를 직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 ⓒ프레시안


강이현/기자


posted by 추월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