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2012. 5. 15. 18:18

1학년 2반 친구들에게

어느덧 5월 중순이구나.

엊그제 입학한 것 같은데 이젠 어엿한 고등학생이 되었구나.

봄꽃들도 아름다움을 뽐내다가 신록에 자리를 양보하고 있는 요즘, 그대들도 중학교 시절의 버릇과 이별하는 듯 보이는구나.

입학식, 학급 임원 선거, 학생회장 선거, 식목행사, 중간고사, 개교식, 땅끝 체험학습, 동아리 활동, 독서활동, 방과후학교, 야간자율학습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혁신학교 성덕고등학교 학생이 되었구나.

수업 시간에 잠을 자거나, 짝꿍과 잡담을 하거나, 고무줄총을 쏘거나, 배를 만들거나, 카드를 돌리거나, 엉뚱한 질문을 해서 교과 선생님들을 당황스럽게 하거나 했던 일들은 옛 추억이 되었겠지.

방과후학습 시간에 무단 외출을 하거나 무단조퇴를 했던 일, 이러저러한 핑계를 대고 자율학습 시간에 조퇴를 했던 일, 수업 시간이나 쉬는 시간, 운동하는 시간에 손가락을 삐거나, 발가락을 삐거나, 코피가 나거나, 음식을 잘못 먹어서 장염에 걸려 설사를 하다가 병원에 실려 갔던 일, 체육시간에 너무나도 열심히 체력을 자랑하다가 과호흡증으로 앰뷸런스에 실려 병원 응급실 침대에 누웠던 일, 피시방에서 놀다가 어머니께 붙들려서 학교로 끌려왔던 일, 성덕배 클럽축구대회에서 열심히 운동장을 누볐던 일, 체육대회 예선전을 치루었던 일들도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갈 거야.

이제는 5월 중순, 스승의 날과 체육대회가 다가와 있네. 지금까지 그대를 가르쳐주신 여러 선생님들께 편지를 쓰는 것은 당연한 제자의 도리겠지. 담임에게 선물은 바로 여러분이다. 그리고 여러분이 멋진 청년으로 성장하는 것이 내게는 가장 큰 스승의 날 선물이란다. 다른 선물을 준비할 바보는 없길 바란다. 체육대회는 축제의 날이어야 할 거야. 잘 준비하길 바란다. 그리고 모두 체육대회를 즐기기 바래.

지금까지 우리 반이 큰 어려움 없이 지내온 것에 대해서, 반장, 부반장, 대의원, 서기, 각 부장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그리고 우리 반 35명 모두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1학년 2반 학부모님들께도 고마움을 전한다. 담임을 믿고 자녀를 학교에 보내시는 학부모님들을 존경한다. 교사와 학생과 학부모가 서로 믿으며 멋진 학교를 만들어가는 성덕고등학교는 정말 혁신학교다.

여러분이 만든 교가를 흥얼거리며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모두가 멋진 고등학생이 되기를 바란다.

2012년 5월 14일

담임 김 성 중

posted by 추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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