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가방
일요일 오후(5/10)에 내가 늘 메고 다니는 가방을 찾았으나 보이지 않았다. 아내에게 더 찾아보라고 했으나 끝내 가방을 찾지는 못했다. 궁금했다. 가방은 어디에 있는가?
월요일(5/11) 밤에도 집에서 또 찾아 보았으나 가방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했다. 혹시 밖에서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분회모임 때 잃어버렸을 것이다. 화요일(5/12)에 학교에 가서 분회장에게 ‘혹시 우리가 탔던 버스에 가방이 있을지 모르니까 버스회사에 연락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는 수업(시험)이 끝나고서는 집에 가서 좀 쉬면서 시울 숙제를 고민하다가 봉선동으로 달려가서 좋은 친구들을 만나서 생삼겹에 소주를 한 잔 한 다음에 밤이 늦도록 맥주를 마시면서 못 다한 얘기를 나누었다.
다음날 수요일(5/13) 핸드폰에 낯선 번호가 찍혀 있었다. 전화를 걸어보니까 내가 잃어버린 가방을 보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문흥동에 사는 사진작가 강영숙씨라고 했다. 버스를 타고 관광을 갔다가 내리면서 남편의 가방인 줄 알고 가방을 들고 왔는데 남편의 가방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가방을 열어보니까 수첩이 있고, 수첩에서 내 연락처를 알아내서 연락을 했다는 것이다. 나는 너무나 고맙다고 했다. 그리고 그녀는 자기가 시내에 나올 일이 있다면서 가방을 전해주겠다고 했다. 나는 ‘전여울서점’에 맡겨놓으라고 했다. 수업이 끝나고 서점에 가보니까 정말로 내 가방이 거기에 있었다. 나는 너무나 반가워서 그 가방을 얼른 어깨에 둘러메고 서점을 나왔다.
작년 3월에도 제주도에서 잃어버린 유에스비를 성남에 사는 어떤 분이 주워서 돌려받은 적이 있는데, 또 이런 일을 겪고 보니까 세상에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따뜻했다. 이제부터는 물건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더욱 더 조심해야 하겠다. 그리고 내 가방을 찾느라 온 집안을 뒤졌던 아내에게도 사과를 해야 하겠다. 엉뚱한 곳에 있는 가방을 찾아내라고 했으니 아내는 얼마나 답답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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