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보기 2008. 10. 10. 08:45

선생인 나를 내가 어떻게 불러야 하나 / 김성중



“선생님이 말씀하시는데 지금 네 태도가 뭐야?”


이렇게 말씀하시는 선생님이 계실까?


교사가 자신을 지칭하는 용어는 무엇일까?


선생님, 저, 나, 우리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교사, 교수


나는 교사다.

교사인 나에게 어느 누구도 “나”를 호칭하는 용어를 가르쳐주지 않았다. 교육학 교수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


아버지가 자식에게 얘기할 때는 ‘아버지, 아빠, 나’라고 한다.

목사가 신도들에게 설교할 때, 자신을 “목사님”이라고 한다면 우스울 것이다. 신부가 신도들에게 강론할 때, 자신을 “신부님”이라고 지칭하면 우스울 것이다. 대학교수가 학생들에게 자신을 지칭하면서 “교수님,선생님”이라고 하면 우스울 것이다.


그런데,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교사들은 아무 거리낌-없이 자신을 “선생님”이라고 지칭한다. 학부모와 통화하면서도 “담임선생님입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이럴 때는 “담임교사 아무개입니다.”라고 해야 옳지 않을까? 아니면 “담임선생, 아무개의 담임선생 아무개입니다.”라고 하면 될 것이다.


선생님이라는 말은 참 고약한 말이다. 스님도 마찬가지. 스님이라는 말 자체가 높임말이다. 스승님이 변해서 스님이다. 스승도 높임말인데, 스승님이라고 하면 얼마나 높이 높이는 말인가?


권위주의시대는 갔다. 교사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 나는 교사로서 자존심을 갖고 산다. 그래서 내가 나를 지칭하는 용어를 찾는 것이다. ‘나, 선생, 저, 우리, 함께, 멋쟁이, 희망, 꿈......’


교사가 교사를 지칭하는 ‘용어’를 찾아야 하는 오늘이다. 오늘은 562돌 한글날이다.

posted by 추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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