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해병대초소에서 일어난 총기사고로 애잔한 젊은이 넷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군대라는 곳은 늘 강한 곳이어야 한다는 강박이 불러온 비극이 아닌가 생각합니다.군기가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문제는 군인도 인간이라는 사실을 늘 망각한다는 것입니다. 군인은 군대라는 조직의 한 부속물로만 여기는 기계적 사고가 문제입니다.오직 적과 전쟁에서 이겨야한다는 논리가 모든 것을 압도해버리죠. 그러니까 군의 기강은 명령을 잘 수행할 수 있는 필수조건입니다. 그런데 이 군기가 사람을 잡습니다. 고참과 신참,선배기수와 후배기수의 조화보다는 억압과 공포가 병영을 지배하곤 합니다.
1981년 11월에 입대하여 1984년 4월에 제대할 때까지 강원도 인제 원통 철책선(GOP)과 민통선 안에서 근무했던 일이 아련하게 떠오릅니다. 아름다운 산과 강에 둘러쳐진 철책선이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망원경으로 금강산 봉우리를 희미하게 보면서 분단의 아픔을 달랬습니다. 그때도 선임병들의 기합은 늘 있었죠. 근무를 서러 가다가 교통호방벽에 박혀있던 철항(쇠말뚝)에 넘어져 왼쪽 눈 밑에 상처를 입었는데, 위생병이 마취도 하지 않고 상처를 꿰맸습니다.
지금도 묵묵히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는 젊은이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습니다. 국방부 시계는 돌아갑니다. 제대하는 날까지 몸성히 잘 지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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