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교체 유감
성적이 나쁘면 감독을 교체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프로스포츠에서 우승을 하지 못하는 감독은 무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한 명의 감독만 유능하고 나머지는 다 무능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저 밀림의 법칙이 적용되는 승자독식의 자본주의 얼굴이다. 자본은 무엇이든 먹어치운다. 이윤을 남기지 못하는 자본은 더 이상 자본이 아니다.
조범현 기아 타이거즈 감독이 경질됐다. 자진사퇴했다고 하지만. 올해 기아의 성적 부진과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것이 원인일 것이다. 그리고 팬들도 조뱀(조감독)을 교체할 것을 요구했다. 구단은 팬들의 요구에 밀려 2012년까지 보장된 감독의 임기를 채워주지 못했다. 후임 감독으로 선동열이 내정됐다고 하는데, 팬들의 기대만큼 기아가 성적을 내지 못하면 선동열 감독도 조범현 감독처럼 경질될 것이다.
나는 이번 사건을 보면서 우리들의 조급증에 내심 화가 난다. 성적에 연연해하는 그 조급증이 무서워지기 시작한다. 이제부터 감독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겨야만 한다. 야구는 더 재미가 없어질 것이다. 야구를 보는 이유는 다양하다. 그리고 야구가 싫으면 안 보면 된다. 야구에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팬들의 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야구는 단지 야구일 뿐이다. 나의 모든 것을 걸어서 그 팀이 이겨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독한 에고이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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