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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월산의 시 2006. 8. 31. 19:43
영구암 / 김성중


아침엔 안개 자욱하더니
낮엔 말짱 갠 날씨
영구암 가는 길 꾸불꾸불
임포 지나 영구암에 오른다.

아우 내외도 오르고 조카애도
오르고 아들딸도 오른다
바위틈을 지나고 돌계단을 지나서
영구암이다

아침에 돋는 해가
부처님의 눈을 부시게 하면
하루를 시작하는 일상인들은
번뇌에 시달리리

바다를 바라보는 부처님은
무얼 생각할까
암자 위 거대한 바위가 구를까봐
부처님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울까

지고 또 뜨는 해와 더불어
바다, 미치도록 푸른 바다
아, 망망대해는 이를 이름일까
영구암 앞바다의 시원한 수평선이여!


*영구암 : 여천 돌산섬에 있는 암자. 향일암의 본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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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추월산
:
추월산의 시 2006. 8. 31. 15:58
어항


난 보았지.
어항 속의 붕어가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서
낮잠을 자는 것을.

어항은
하나의 소우주
울부짖는 파도보단
숨막히는 고요만이 떠 있고
어항은 평화.

붕어는
아가미를 들썩이며 실오리 같은
목숨을 이어가고
붕어는
무희보다 더 예쁘게
어항을 춤춘다.

조오름은 해일로 밀려오고
붕어는
싱싱한 몸짓으로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하나씩 하나씩
비늘을 벗겨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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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추월산
:
추월산의 시 2006. 8. 31. 15:47
인생 / 김성중


인생은 피곤한 직업
내려 놓을 수 없는 중력

돌고 돌아서 숨이 멈출 때까지
돌아야 하는 쳇바퀴

사랑에 울고
이별에 울고
우정에 울고
그냥 울고 싶어서 울고

통속적인 드라마에
인생이란 하중을 부려놓고
잠시 쉴 틈도 주지 않고

인생이란 행성은
돌고 돌아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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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추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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