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월산의 노변정담 2009. 2. 20. 08:46

태풍과 나 그리고 미사일



독일월드컵 준결승전이 한창 진행되고 있을 때 북한은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북한의 의도를 짐작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이에 대한 주변 열강들의 반응은 자기네의 입장과 이해관계에 따라 달랐다. 유엔 안보리의 북한결의안이 일본 주도로 추진되는 와중에 북한이 또 미사일을 쏘아 올릴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지금은 중형급 태풍 에위니아가 진도지방으로 상륙하여 소강국면에 접어들었다. 처음에는 서해안을 타고 북상하면서 한반도에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태풍의 진로가 동쪽으로 틀어지는 바람에 한시름을 놓게 된 것이다.

나는 오늘 태풍이 어지간만 하면 교사연구회(지역문화연구회) 답사를 가려고 준비를 했다. 태풍이 불면서 집중호우가 쏟아지고 강풍으로 피해를 입는 지역과 사람들이 늘어가도 나와는 무관한 일로 치부했던 것이다. 지독히도 이기적으로 변해버린 내 모습을 나는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나를 다시 점검해야할 필요를 느낀다. 직접적으로 나와는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무심한 나, 공동체를 말하고, 공동체의 발전을 말하고, 공동운명체를 말하고, 가소롭게도 제 한 몸만 생각하는 나를 보면서 소름이 돋는다.

예전에 사람들은 조금 덜 먹더라도 나눠먹었다. 그런데 지금 사람들은 배가 불러도 계속 먹어대고 있다. 배가 불룩하게 솟아야 게트림을 하면서 ‘잘 먹었다’며 흡족해 한다. 물론 피하지방의 두께가 두꺼워지면서 몸을 움직이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내 배가 꽉 차서 느끼는 즐거움이 나쁠 것은 없다는 태도다.

왜 이렇게 많이 먹게 되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피하지방을 채우려고 그렇게 그악스럽게 먹어대는 것은 아니겠지. 그냥 습관적으로 먹어대는 것 같다. 맛있으니까 먹고, 먹다 보니까 많이 먹게 되고, 많이 먹다 보니까 더 많이 먹게 되고,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

다시 나를 바라보면 어떤 모습일까? (2006년 여름)

'추월산의 노변정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0) 2009.03.19
고3 담임  (0) 2009.03.01
해파리의 노래  (0) 2009.02.17
옛날을 그리워하는 사람들  (0) 2009.02.14
귀성  (0) 2009.01.24
posted by 추월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