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월산의 노변정담 2009. 2. 17. 19:57

해파리의 노래

예전에 김억이라는 시인이 '해파리의 노래' 라는 시를 쓴 적이 있다. 내가 이 시를 읽을 때만 해도 해파리는 낭만적이었다. 20년 전에 진도에 가서 해파리 냉채를 안주 삼아 막걸리를 마셨던 기억이 난다.그런데 어제 EBS에서 방영한 '바다의 유령 해파리'를 보면서 해파리에 대한 낭만적인 생각은 어디론가 달아나 버렸다.

해파리는 산소가 부족한 곳에서도 놀라운 생명력으로 번식한다. 해파리는 6억년 전부터 바다에 살았으며, 빙하기에도 살아남은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한다. 최근에 동해에서 그물을 걷어올리면 해파리가 득시글하다. 노무라 입깃 해파리는 몸무게가 200kg이나 되며 갓둘레가 3.5m에 달한다. 이런 해파리만 그물에 걸려 올라오고 물고기가 잡히지 않는다고 한다. 잡혀도 해파리의 독에 쏘여서 상품가치가 없단다.

해파리가 이렇게 번성한 것은 도시에서 강으로 흘러든 오염물질 때문이라고 한다. 수온이 올라가고 바닷물이 부영양화되면서 해파리들의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단다. 해파리의 독은 치명적이어서 살아남는 물고기가 없을 정도다. 이제 바다는 해파리의 천국이다.

우리 인간이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자연은 혹독하게 보복을 할 것이다. 성장 위주의 경제 정책으로 말미암은 대기오염과 온실가스 그리고 수질오염 등등을 극복해야만 한다. 인간의 욕망을 죽여야 한다. 상품광고를 금지하는 극단적 조치도 필요하다.

무슨 개소리냐고 대드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인류가 종을 유지하면서 살아남으려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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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추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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