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월산의 시 2006. 9. 7. 16:03
요즘

김성중

어떠한가요, 우리 아이들.
학교 잘 다니고 있나요?
수능 등급제는 무시험 전형이 아니다.
과외 금지 해제는 공교육 포기선언이다.
고액과외가 성행할 것이다.
시험 잘 봐서 좋은 대학 들어가서
좋은 직장 잡아서 결혼 잘 해서
잘 먹고 잘 살아라 내 아들 내 딸.
허리띠 졸라매고 과외공부 시켜야지.
귀여운 아들 딸의 아름다운 내일을 위해
나야 괜찮아유, 증말 괜찮아유, 니미럴
자식 똥구멍에 다 쑤셔 박고
내게 남은 건 빈 주먹 앙상한 가슴 뿐
가시네 꽁무니만 쫓아 다니는 꼴하고
에라, 무자식이 상팔자라.
알아서 공부하라고 혀!
내일은 무슨 일이 생길까?
하루살이처럼 겨우 겨우 하루를 때우고
통나무 쓰러지듯 잠자리에 쓰러지면
쓰잘데 없는 꿈은 잠을 못 살게 굴고
아침해는 어김없이 떠오르고
출근길이 천리길.

'추월산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내여  (0) 2006.09.07
족발집에서  (0) 2006.09.07
벗1  (0) 2006.09.07
충돌  (0) 2006.09.06
파도  (0) 2006.09.06
posted by 추월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