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월산의 시 2017. 10. 22. 22:40
통합 게시판

[김성중 9월 토론작품] : 사드 외 12편



단오작성시간2017.09.22  조회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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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THAAD) 외 12편

김성중

 


소성리 사드는

누구를 위한 사드인가?

중국은 왜 사드를 반대하는가?

미국은 왜 사드에 집착하는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어리석고 어리석구나

한반도는 기어이 불바다가 되고야 마는가?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나라

슬프다, 한반도여.

남과 북 코리아여.

대양으로 뻗어나갈 한반도여,

대륙으로 달려나갈 한반도여,

남도 북도 섬에 갇혔구나.

 

수수만년 이어온 금수강산

쇳덩이와 쇳덩이가 부딪치면

불꽃이 튄다.

빌어먹을 핵이여,

인류 절멸을 불러올 불덩이여.

 

아, 한반도의 운명은 우리 손으로.



어젯밤 꿈

 

교장실에서 나를 부른다.

어떤 학생이 내 수업을 녹음해서

나를 고발했다고 한다.

학부모가 학교로 오고 있다고 한다.

나는 녹음내용을 들어본다.

무엇이 문제라는 건지

답답했다.

 

30년 전에 친일문학이 논란이 되었을 때

서정주의 시를 읽기만 하고 넘어갔었다.

그때 수업내용 때문에

학부모들이 몰려올 것이라는

교감선생의 얘기를 들었는데

개미새끼 한 마리도 얼씬거리지 않았다.

 

 

결점


언제부터인가 결점이 없는 사람으로

살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무결점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니 참으로 대단한 일이지요.

그러니까 완벽한 사람이 되겠다는

꿈을 꾸었다니 말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얼마나 비루한가요.

날이면 날마다 얼마나 모멸스런 삶인가요.

그러나 현실에 단단히 붙들려 있더라도

머리 위에 파란 하늘이 펼쳐 있다는 것을

잊지는 말아야 하겠지요.

나의 비루함을 떨치기 위해서

오늘도 나는 완벽한 인간을 꿈꿉니다.

허허실실에 달뜬 사람으로...

 

 

시를 쓴다는 것

 

언제부턴가 시를 쓰고 싶었다. 유명한 시인들의 시를 가르치면서 나는 왜 시를 못 쓰는가를 고민했다. 나는 시를 쓰려고 몸부림쳤고 최고의 시를 썼다고 생각했다. 그 시를 본 어느 시인은 내 시의 감정의 과잉을 질타했다. 쓸데없이 울고 있다고 했다. ‘얼어버린 파초’에 대해서 쓴 시였다. 나는 의기소침해졌고 시를 쓰는 게 두려워졌다. 그러나 포기할 내가 아니었다. 나는 기운을 차리고 다시 시를 쓰기 시작했다. 시합평회에서 깨져도 또 시를 발표했다. 결국 나는 내 나름의 시를 쓰게 되었다.

 

내가 시를 쓰는 이유는

내 존재를 확인하는 일

 

시는 내 삶의 전부는 아니어도

내 삶의 중심

 

빛나는 한 구절을 얻으려고

나는 펜을 쥔 손에 힘을 준다.

 

공자는 아침에 도를 깨우치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고 했다.

 

생기다만 알을 꺼내기도 하고

의욕만 앞세워 균형을 잃기도 하지만

 

내가 시를 쓰는 것은

내 존재를 증명하는 일

 


셀카놀이


담양 관방제림 푸조나무 아래에서

셀카를 찍고 또 찍는다.

멋진 셀카사진을 얻을 때까지

나의 셀카놀이는 계속 될 것이다.

나는 호모 루덴스다.

 

수업시간에 셀카놀이를 하면서 몸을 느낀다.

지루한 수업에 돌연 활기가 넘친다.

학생들을 배경으로 넣지 않아도 좋다.

얼굴을 가리는 학생들은 셀카에서 빠져라.

나는 호모 루덴스다.

 

“몸이 철학을 말한다”는 함께하는 인문학

강의를 기다리는 시간에도

나는 셀카를 찍는다.

몸을 느끼고 또 느낀다.

나는 다시 호모 루덴스다.

 

 

포체리카


쇠비름과

쇠비름속

포체리카를

또 본다.

학교 정문 바로 지나서

두 번째 가로수 밑둥에서

딱 한 송이가 피었다.

예쁘다.

외롭다.

황홀하다.

 

 

격포 가는 길

 

곰소 발효젓갈 축제 휙 둘러보고

곰소 다리 건너기 전 휴게소에서

전어회 몇 점 된장에 찍어 먹고

곰소 바다 구비구비 돌고 돌아서

모항에 잠시 들렀다가

닭이봉 격포로 달려간다.

채석강에 가서

예전에 읽다 만 책이나 읽으며

난세를 건널 묘안을 찿으렸더니

눈부신 햇살에 눈이 부셔라.

책은 다음에 읽기로 하고

격포 바다만 실컷 보는구나.

 

 

길은 길을 따라 이어지고


말바우 시장에서 동지죽을 먹고는 담양에 볼 일을 보러 갔다가 추월산으로 가는 국도 29호선 확장공사 현장이 궁금해서 죽녹원 지나 덕구재를 넘어서 삼만리쪽으로 달렸다. 올해 안에는 길이 말끔하게 정리가 될 것 같아 보인다. 삼만리 농공단지를 지나서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시암골길을 타고 추월산을 바라보며 용면 쪽으로 달렸다. 처음 가는 길이었다. 낯설었다. 내 고향이 용면인데 처음 가는 길이라니 쑥스러웠다. 고개를 넘고 논길을 지나자 두장리가 나온다. 마을 중심지에 당산나무가 군집을 이루고 있다. 내 동창 허씨들을 생각하다가 조금 진행하니 내가 4학년까지 다녔던 용면초등학교가 보인다. 학교 옆을 지나서 와산마을을 들러서 면소재지인 추성리를 지나서 박실과 매월과 통천 마을을 지나서 천주교 공원묘지에서 내려오는 길을 만나서 담양읍 운교리로 달린다. 양각리를 지나서 담양대나무박물관 옆길을 달려 강쟁리 황금들판에서 차를 세운다. 사진을 몇 장 찍고 강쟁리 마을에 들러서 쓰러져 가는 슬레이트집을 잠시 둘러보고 일곡동으로 돌아왔다. 길은 길로 통한다.

 

 

거미집


날마다 만나는 거미줄이 사라졌다.

내가 드나드는 아파트 출입구 쪽

감시카메라봉과 철쭉에 걸려 있던

거미줄이 사라졌다.

누군가가 걷어냈을 것이다.

거미는 졸지에 삶터를 잃어버렸다.


오늘 아침 거미가 카메라 감시봉에

새로 거미집을 짓고 있었다.

거미는 내 눈치를 보지도 않고

건축노동에 여념이 없었다.

 

주목나무에도 느티나무에도

배롱나무에도 철쭉나무에도

거미의 왕국이 열려 있다.

 

 

우주


우주에 대해서 생각하는 밤이다.

우주는 도대체 얼마나 클까?

나의 상상력은 한없이 빈곤하다.

한반도를 종단한 적이 없는 내 몸은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을 가늠하지 못 한다.

나의 세계는 한반도 남쪽섬에 갇혀 있다.

은하에 대하여, 성단에 대하여,

블랙홀과 웜홀에 대하여 생각은 하지만

그것들에 대하여 감을 잡지는 못 한다.

예전에 내가 몰던 차번호가 9990번,

은하철도 999가 생각나는 밤이다.

 

 

 조용하다

 

사드가 배치되어도

미사일이 날아다녀도

내 일이 아니라는 듯

학교는 조용하다.

공부하고 축구하고 간식 먹고

시시껄렁한 농담이 오가고

불금을 맞이하는 즐거움만 가득하다.

 

세상이 그렇게 굴러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굴러갈 것이라고

생각을 안 하려고 해도

내가 내 삶의 주인인지

아니면 나그네인지

그냥 흔들리면서

살아간다는 것인지.

 

 

 김성줏

 

이름을 불러주면 좋아라

별명을 불러도 좋고

호칭을 불러도 좋고

그냥 불러만 주어도 좋아라.

내 이름은 김성중

별 성(星)자에 인변에 가운데 중(仲)

이름만 보면 별 가운데 별

아주 훌륭한 이름 같은데

내 아버지께서 지어준 이름

영화 <공범자들> 엔딩크레딧이 김성줏으로 바꾸었네.

종영자막에 나오는 김성줏은 누구 이름일까

김성줏이라고 이름을 지은 사람이 있을까

내 이름은 김성중

뉴스타파 후원회원

 

 

 예천 공설운동장

 

 1981년 11월 17일

전라도 병력 중에서 나 혼자만

경상북도 청춘들과

여기에서 집결했다가

군용열차를 타고 청량리를 지나서

한밤중에 춘천 103보충대로 갔었지.

 

 2학기 소설 발표를 앞두고

소설가를 꿈꾸며 들떠있었는데

반제반파쇼데모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어처구니없이 강제휴학당하고

늦가을에 쓸쓸히

 

여름 시인학교 하굣길에

36년 만에 우연히 여기에 왔다.

머리를 빡빡 밀었던 시절의 기억이

아슴푸레 떠오르면서

가슴 한 편이 서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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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THAAD) 외 12편

김성중

 


소성리 사드는

누구를 위한 사드인가?

중국은 왜 사드를 반대하는가?

미국은 왜 사드에 집착하는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어리석고 어리석구나

한반도는 기어이 불바다가 되고야 마는가?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나라

슬프다, 한반도여.

남과 북 코리아여.

대양으로 뻗어나갈 한반도여,

대륙으로 달려나갈 한반도여,

남도 북도 섬에 갇혔구나.

 

수수만년 이어온 금수강산

쇳덩이와 쇳덩이가 부딪치면

불꽃이 튄다.

빌어먹을 핵이여,

인류 절멸을 불러올 불덩이여.

 

아, 한반도의 운명은 우리 손으로.



어젯밤 꿈

 

교장실에서 나를 부른다.

어떤 학생이 내 수업을 녹음해서

나를 고발했다고 한다.

학부모가 학교로 오고 있다고 한다.

나는 녹음내용을 들어본다.

무엇이 문제라는 건지

답답했다.

 

30년 전에 친일문학이 논란이 되었을 때

서정주의 시를 읽기만 하고 넘어갔었다.

그때 수업내용 때문에

학부모들이 몰려올 것이라는

교감선생의 얘기를 들었는데

개미새끼 한 마리도 얼씬거리지 않았다.

 

 

결점


언제부터인가 결점이 없는 사람으로

살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무결점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니 참으로 대단한 일이지요.

그러니까 완벽한 사람이 되겠다는

꿈을 꾸었다니 말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얼마나 비루한가요.

날이면 날마다 얼마나 모멸스런 삶인가요.

그러나 현실에 단단히 붙들려 있더라도

머리 위에 파란 하늘이 펼쳐 있다는 것을

잊지는 말아야 하겠지요.

나의 비루함을 떨치기 위해서

오늘도 나는 완벽한 인간을 꿈꿉니다.

허허실실에 달뜬 사람으로...

 

 

시를 쓴다는 것

 

언제부턴가 시를 쓰고 싶었다. 유명한 시인들의 시를 가르치면서 나는 왜 시를 못 쓰는가를 고민했다. 나는 시를 쓰려고 몸부림쳤고 최고의 시를 썼다고 생각했다. 그 시를 본 어느 시인은 내 시의 감정의 과잉을 질타했다. 쓸데없이 울고 있다고 했다. ‘얼어버린 파초’에 대해서 쓴 시였다. 나는 의기소침해졌고 시를 쓰는 게 두려워졌다. 그러나 포기할 내가 아니었다. 나는 기운을 차리고 다시 시를 쓰기 시작했다. 시합평회에서 깨져도 또 시를 발표했다. 결국 나는 내 나름의 시를 쓰게 되었다.

 

내가 시를 쓰는 이유는

내 존재를 확인하는 일

 

시는 내 삶의 전부는 아니어도

내 삶의 중심

 

빛나는 한 구절을 얻으려고

나는 펜을 쥔 손에 힘을 준다.

 

공자는 아침에 도를 깨우치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고 했다.

 

생기다만 알을 꺼내기도 하고

의욕만 앞세워 균형을 잃기도 하지만

 

내가 시를 쓰는 것은

내 존재를 증명하는 일

 


셀카놀이


담양 관방제림 푸조나무 아래에서

셀카를 찍고 또 찍는다.

멋진 셀카사진을 얻을 때까지

나의 셀카놀이는 계속 될 것이다.

나는 호모 루덴스다.

 

수업시간에 셀카놀이를 하면서 몸을 느낀다.

지루한 수업에 돌연 활기가 넘친다.

학생들을 배경으로 넣지 않아도 좋다.

얼굴을 가리는 학생들은 셀카에서 빠져라.

나는 호모 루덴스다.

 

“몸이 철학을 말한다”는 함께하는 인문학

강의를 기다리는 시간에도

나는 셀카를 찍는다.

몸을 느끼고 또 느낀다.

나는 다시 호모 루덴스다.

 

 

포체리카


쇠비름과

쇠비름속

포체리카를

또 본다.

학교 정문 바로 지나서

두 번째 가로수 밑둥에서

딱 한 송이가 피었다.

예쁘다.

외롭다.

황홀하다.

 

 

격포 가는 길

 

곰소 발효젓갈 축제 휙 둘러보고

곰소 다리 건너기 전 휴게소에서

전어회 몇 점 된장에 찍어 먹고

곰소 바다 구비구비 돌고 돌아서

모항에 잠시 들렀다가

닭이봉 격포로 달려간다.

채석강에 가서

예전에 읽다 만 책이나 읽으며

난세를 건널 묘안을 찿으렸더니

눈부신 햇살에 눈이 부셔라.

책은 다음에 읽기로 하고

격포 바다만 실컷 보는구나.

 

 

길은 길을 따라 이어지고


말바우 시장에서 동지죽을 먹고는 담양에 볼 일을 보러 갔다가 추월산으로 가는 국도 29호선 확장공사 현장이 궁금해서 죽녹원 지나 덕구재를 넘어서 삼만리쪽으로 달렸다. 올해 안에는 길이 말끔하게 정리가 될 것 같아 보인다. 삼만리 농공단지를 지나서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시암골길을 타고 추월산을 바라보며 용면 쪽으로 달렸다. 처음 가는 길이었다. 낯설었다. 내 고향이 용면인데 처음 가는 길이라니 쑥스러웠다. 고개를 넘고 논길을 지나자 두장리가 나온다. 마을 중심지에 당산나무가 군집을 이루고 있다. 내 동창 허씨들을 생각하다가 조금 진행하니 내가 4학년까지 다녔던 용면초등학교가 보인다. 학교 옆을 지나서 와산마을을 들러서 면소재지인 추성리를 지나서 박실과 매월과 통천 마을을 지나서 천주교 공원묘지에서 내려오는 길을 만나서 담양읍 운교리로 달린다. 양각리를 지나서 담양대나무박물관 옆길을 달려 강쟁리 황금들판에서 차를 세운다. 사진을 몇 장 찍고 강쟁리 마을에 들러서 쓰러져 가는 슬레이트집을 잠시 둘러보고 일곡동으로 돌아왔다. 길은 길로 통한다.

 

 

거미집


날마다 만나는 거미줄이 사라졌다.

내가 드나드는 아파트 출입구 쪽

감시카메라봉과 철쭉에 걸려 있던

거미줄이 사라졌다.

누군가가 걷어냈을 것이다.

거미는 졸지에 삶터를 잃어버렸다.


오늘 아침 거미가 카메라 감시봉에

새로 거미집을 짓고 있었다.

거미는 내 눈치를 보지도 않고

건축노동에 여념이 없었다.

 

주목나무에도 느티나무에도

배롱나무에도 철쭉나무에도

거미의 왕국이 열려 있다.

 

 

우주


우주에 대해서 생각하는 밤이다.

우주는 도대체 얼마나 클까?

나의 상상력은 한없이 빈곤하다.

한반도를 종단한 적이 없는 내 몸은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을 가늠하지 못 한다.

나의 세계는 한반도 남쪽섬에 갇혀 있다.

은하에 대하여, 성단에 대하여,

블랙홀과 웜홀에 대하여 생각은 하지만

그것들에 대하여 감을 잡지는 못 한다.

예전에 내가 몰던 차번호가 9990번,

은하철도 999가 생각나는 밤이다.

 

 

 조용하다

 

사드가 배치되어도

미사일이 날아다녀도

내 일이 아니라는 듯

학교는 조용하다.

공부하고 축구하고 간식 먹고

시시껄렁한 농담이 오가고

불금을 맞이하는 즐거움만 가득하다.

 

세상이 그렇게 굴러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굴러갈 것이라고

생각을 안 하려고 해도

내가 내 삶의 주인인지

아니면 나그네인지

그냥 흔들리면서

살아간다는 것인지.

 

 

 김성줏

 

이름을 불러주면 좋아라

별명을 불러도 좋고

호칭을 불러도 좋고

그냥 불러만 주어도 좋아라.

내 이름은 김성중

별 성(星)자에 인변에 가운데 중(仲)

이름만 보면 별 가운데 별

아주 훌륭한 이름 같은데

내 아버지께서 지어준 이름

영화 <공범자들> 엔딩크레딧이 김성줏으로 바꾸었네.

종영자막에 나오는 김성줏은 누구 이름일까

김성줏이라고 이름을 지은 사람이 있을까

내 이름은 김성중

뉴스타파 후원회원

 

 

 예천 공설운동장

 

 1981년 11월 17일

전라도 병력 중에서 나 혼자만

경상북도 청춘들과

여기에서 집결했다가

군용열차를 타고 청량리를 지나서

한밤중에 춘천 103보충대로 갔었지.

 

 2학기 소설 발표를 앞두고

소설가를 꿈꾸며 들떠있었는데

반제반파쇼데모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어처구니없이 강제휴학당하고

늦가을에 쓸쓸히

 

여름 시인학교 하굣길에

36년 만에 우연히 여기에 왔다.

머리를 빡빡 밀었던 시절의 기억이

아슴푸레 떠오르면서

가슴 한 편이 서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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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추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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