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월산의 시
2009. 5. 30. 08:25
도내기 시장2
김성중
조대 앞
순대 속 같은 골목길
돌고 돌아서 다시 그 자리로
되돌아오는 도내기 시장
순환도로가 뚫리자
겨우 한 뼘
도내기 시장 골목에서
하숙하던 시절은
아득한데
해찰하며 걷던
그 옛날 도내기 시장 위로
자동차들은 씽씽
돌고 돌고 돌아서
옛날 도내기 시장 가차이서
그 때 그 도내기 시장을 그리는데
자동차 소음은 배경 음악
저 비둘기 복도에서 깐닥깐닥
순대 속 같은 도내기 시장
꿈속에 있는데
머리는 빙글빙글
다리는 허청허청
♣ '도내기샘'의 '도내기'는 '창을 끼우거나 빼내기 위해, 창틀 위쪽의 홈통을 창짝 넓이보다 더 깊이 파낸 고랑'이다. 이 '도내기'처럼 깊게 판 '샘'을 '도내기샘'이라 한 것이다. 도내기 시장은 길고 깊은 골목길에 있는 시장을 일컫는 것이다.그 시장에 들어가서 돌다 보면 처음 자리로 돌아온다. 그래서 돌고 도는 골목 시장이기도 하다. 나는 고등학교 2학년 1학기를 이곳에서 하숙했었다.
♣ 순대 속 같은-장사익의 노래 '섬'의 한 구절에서 가져 옴. '순대 속 같은 세상살이를 핑계로 퇴근길이면 술집으로 달려가 ---- 우린 한 개 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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