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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은 자유와 자연과 반권력의 정신이었다 / 김성중

추월산 2006. 9. 19. 08:14
조지 오웰은 자유와 자연과 반권력의 정신이었다 / 김성중


박홍규 지음, 조지 오웰, 이학사, 2003.6.25, 326쪽, 13,000원


2003년은 조지 오웰이 태어난 지 100년이 되는 해여서 그런지 오웰에 대한 관심이 아주 높다. 더구나 NEIS(네이스)를 반대하며 정보인권을 지키고자 하는 우리들에게 '1984년'의 빅브라더(Big Brother)가 지배하는 전체주의 사회는 너무 끔찍하다.

조지 오웰은 '동물농장'(1945)과 '1984년'(1949)을 쓴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동물농장'이 미국무부의 지원을 받아서 한국어로 최초로 번역이 되었다(1948년)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반공소설로서 말이다. 그만큼 우리들은 조지 오웰에 대해서 모르고 있다는 얘기다. 지은이 박홍규는 조지 오웰이 영국에서는 중요한 작가나 정치사상가로 대접을 받는데도 우리 나라 영문학계에서는 푸대접을 받는 현실을 개탄하면서 조지 오웰의 진면목을 알리기 위해서 이 평전을 썼다고 말한다.

이 책은 조지 오웰의 삶과 사상의 궤적을 우리들에게 알려 준다.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1부는 인간오웰, 제2부는 사회주의 작가, 제3부는 반권력의 작가이다. 영남대 법대 교수인 지은이는 오웰을 민중적 사회주의자로 본다. 오웰은 공산주의나 자본주의 모두 전체주의로 보았으며, '동물농장'이나 '1984년'은 전체주의에 반대하는 오웰의 사상이 깃들어 있다고 말한다.

본명이 에릭 아서 블레어(Eric Arther Blair)인 오웰은 1903년에 식민지인 인도에서 마약국 관리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사립명문인 이튼스쿨을 졸업하고 식민지 버마에서 식민지경찰 노릇을 하다가 제국주의의 앞잡이라는 회의에 빠져 1927년에 사직하고 작가의 길로 들어선다. 제국주의에 반발하며 밑바닥 인생을 경험하다가 1937년에 스페인 시민전쟁에 참전하여 파시스트와 싸운다. 폐결핵과 싸우면서 '1984년'을 쓰고 1950년 1월에 47세라는 젊은 나이에 불꽃처럼 스러진다.

오웰의 삶은 그가 스페인 시민전쟁에서 만난 무명의 시민용사를 노래한 시에 집약되어 있다. '당신 얼굴에 나타난 것은/어떤 권력도 빼앗을 수 없는 것./어떤 폭탄도 산산조각으로 부수지 못할 /수정 같이 맑은 정신'.

담배를 꼬나물고 타자를 치는 깡마르고 꺼벙한 조지 오웰을 통해 우리들은 진정으로 자유로운 세상을 얻을 수 있을까? 조지 오웰이 바랬던 보통 사람(민중)들이 인간적 품위(decency)를 지키는 그런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오웰의 생전에 출판된 작품목록은 다음과 같다.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인생(소설,1933), 버마의 나날들(소설,1934), 목사의 딸(소설,1935), 엽란을 날려라(소설,1936), 위간부두로 가는 길(에세이,1937), 카탈로니아 찬가(르포,1938), 숨쉬러 올라오기(소설,1939), 고래의 뱃속에서(에세이,1940), 사자와 일각수(에세이, 1941), 동물농장(소설,1945),1984년(소설,1949), 코끼리를 쏘다(에세이,1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