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시

알바트로스 / 보들레르

추월산 2006. 10. 20. 14:34

알바트로스(L'Abatros)

보들레르(1821-1867)

자주 뱃사람들은 장난삼아

거대한 알바트로스를 붙잡는다

바다 위를 지치는 배를 시름 없는

항해의 동행자인 양 뒤쫓는 해조를.

바닥 위에 내려놓자, 이 창공의 왕자들

어색하고 창피스런 몸짓으로

커다란 흰 날개를 돛대처럼

가소롭고 가련하게도 질질 끄는구나.

이 날개 달린 항해자의 그 어색하고

나약함이여!

한때 그토록 멋지던 그가 얼마나

가소롭고 추악한가!

어떤 이는 담뱃대로 부리를 들볶고

어떤 이는 절뚝 절뚝, 날던 불구자 흉내낸다!

시인도 폭풍 속을 드나들고 사수(射手)를 비웃는

이 구름 위의 왕자 같아라

야유의 소용돌이 속에 지상에 유배되니

그 거인의 날개가 걷기조차 방해하네.

*알바트로스(L'Abatros) : 신천옹(神天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