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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두-리스본행 야간열차 / 황인숙

추월산 2008. 1. 11. 17:19

파두

--리스본行 야간열차

황인숙

잠이 걷히고

나는 서서히

부풀어 올랐다

어떤

암울한 선율이

방울방울

內分泌됐다

공기가 으슬으슬했다

눈을 들어 창밖을 보니

한층 더 으슬으슬하고 축축한

어둠이었다

끝없이 구불거리고 덜컹거리는

産道를따라

구불텅구불텅

덜컹덜컹

미끄러지면서

(이 파두, 숙명에는 기쁨이 없다.)

나는 점점 더

부풀어 올라

탱탱해졌다

오줌으로 가득 찬

방광처럼.

*황인숙 시집 [리스본行 야간열차](문학과지성 시인선 341/문학과지성사/2007.12.10) 30-3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