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월산의 시
고3교실에서 / 김성중
추월산
2010. 3. 21. 14:23
고3교실에서
김성중
책장 넘기는 소리만이 고요를 깰 뿐
쥐새끼 한 마리도 움직이지 않는다
모두다 눈에 살기를 품고 있다
보이지 않는 적을 경계하면서
문제를 쏘아보는 눈빛이 날카롭다
지금 문제를 풀지 못하면 문제가 나를 잡아먹을지도 모른다며
완전무장 전투태세로 문제를 잡도리하는 저 능수능란
언제부터 이런 명사수가 되었는지
이젠 그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는 문제풀이의 달인
옆에 누가 있건 말건
옆 친구가 코피를 쏟건 말건
옆 친구의 기분이 좋건 말건
옆 친구가 용돈을 잃어버리든 말든
나 하고 싶은 공부만 하면 돼.......
일 점 일 점 일 점이라도 더 올려라
듣고 또 들어도 계속 들려오는
1등급 더 올리기 프로젝트
나를 잃어버리고 점수만 남은 아이들은
숫자로만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