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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9.06 :: 불혹의 가을
  2. 2006.09.06 :: 시를 쓴다
  3. 2006.09.06 :: 다산(茶山)
  4. 2006.09.06 :: 드레퓌스는 죄가 없다
추월산의 시 2006. 9. 6. 08:42
불혹의 가을

김성중

이 가을에는
나를 새롭게 해야 해
1999년이 가면 불혹이 오니까.

가을 나무는
어김없이 단풍으로 물들고
소문도 없이 이파리를 떨구고
가을 나무는 아무런 미련도 없다.

그 여름 땡볕을 막아주던 잎을
그렇게 쉽게 이별할 수 있다니
나도 미련없이 버려야 하리.

나의 욕심을 버리고
나의 나태를 버리고
나의 나약을 버리고
나의 교만을 버리고
버리고 버려야 하리

가을강처럼 말라야 하리.
이 불혹의 가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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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추월산
:
추월산의 시 2006. 9. 6. 08:40

시를 쓴다

김성중

좋은 시를 읽고 나면
나도 쓰고 싶다
당신이 쓰는데
나라고 못쓰랴

시를 쓰면 머릿속은 고민으로 가득차고
멋있게 더 멋있게
기발하게 더 기발하게
쓰고 싶어서 고민은 더 커지고

욕심을 버리면
시가 나오는데 별 게 아니고
욕심을 부리면 변비처럼 막히고
그래, 쓰고 보는 거야.

영혼을 울리는 명시는 아니어도
나의 마음을 드러내는
별볼일은 없다해도
진솔한 시를 쓰자

그냥 보통사람을 위하여
그저 문학을 겨우 아는 이를 위하여
써보는 거야
힘있게, 뻔뻔하게.

시를 쓴다는 것은 뻔뻔함
나의 건방짐을 드러내는 것
용기를 가지고 더
뻔뻔하고 건방져지자.
마치 전능한 신이라도 되는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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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추월산
:
추월산의 시 2006. 9. 6. 08:37

다산(茶山)

김성중


천일각(天日閣)에 올라서
흑산도를 바라보는
당신의 눈은
그리움 담뿍 담겨 있고

월출산을 바라보지
않는 당신은
도봉 서울 가족
생각나서이겠죠

강진만 칠량 앞바다
돛단배 올 적마다
황소눈 당신의 마음은
벌써 두근두근

십팔년 귀양살이
길기도 길었구료
애타는 아내 마음
숯검댕이 되었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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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추월산
:
추월산의 시 2006. 9. 6. 08:20

드레퓌스는 죄가 없다
-슈바르츠코펜의 독백-

김성중



들어봐라, 프랑스 사람들아.
드레퓌스에겐 죄가 없다.
모든 것이 거짓이고 모략이다.
당시에 빠리의 독일대사관 무관이었던 내가
1917년 죽기 직전에 뱉은 말이다, 진실이다.
그대가 단지 유태인이기 때문에
그대는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모진 고초를 겪었구나, 드레퓌스여.
사악한 집단이 만들어낸
집단발작과 집단최면으로
하마터면 프랑스혁명이 죽을 뻔했구나.
나는 죽은 지금에도 그대에게 미안하구나.
정말로 미안하구나.
에스떼라지 소령이 명세서를 넘겼다지만
내가 보기도 전에 잃어버렸고
프랑스 참모본부가 이를 조작했단다.
나는 백골이 되었어도
참혹했던 1894년을
잊을 수가 없구나.
그대가 악마도로 떠난 그때를.

드레퓌스: 알프레드 드레퓌스. 유태계 프랑스인 대위로 간첩 누명을 쓰고 군사법정에서 종신형을 선고 받고 악마도의 감옥에 갇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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