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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월산의 시 2006. 9. 6. 09:03

충돌
김성중

서로 마주 달리다 부딪침
얼마나 세게 부딪치느냐가 중요
아무리 센 것도 부딪치면 깨짐
왜 부딪치느냐
불만이 있으니까-
달리다 보니까-
앞을 보지 못해서-
만약 선로에서 열차가 정면충돌한다면
만약 비행기가 항로에서 정면충돌한다면
만약 유람선이 항로에서 정면충돌한다면
에이국과 비국이 정면충돌한다면
정면충돌한다면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왜 정면충돌하려고 안달복달하는 걸까?
너는 나에게 대들고
나는 너에게 대들고 들이대고
선배라고 몰아치고 후배라고 엉기고
아, 쓸쓸한 한낮
낮술이나 한 잔 할거나.
200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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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추월산
:
추월산의 시 2006. 9. 6. 09:01

파도

김성중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느냐
물결을 모았다가
갯바위를 내리치고도
너는 힘이 남는다
어제도 밀려왔다 밀려가고
내일도 밀려갔다 밀려가겠지
철-썩 철-썩
지삿개 바위기둥을 때리고
바람과 더불어
거센 물결로 다가와
자연의 힘을 보여주었지. -2004년 초겨울


*지삿개 : 서귀포 앞 바다의 주상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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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추월산
:
추월산의 시 2006. 9. 6. 08:58

찌부까던 가시네

김성중

너 왜 꼬집냐고 했더니
쟤는 찌부깐다를
꼬집는다고 한다면서
놀리던 가시네와 머시매들
지금은 흰서리가 세월의 더께를 말하는가

관방천 품안에 포근히 안겨
옥녀봉 바라보던 그네들
관사포의 추억은 아련하리
수바래와 양각산은 어떻고

물처럼 흘러간 세월은
어디쯤 떠 있나
둘러봐도 흔적은 보이지 않고
그저 아련한 추억만 남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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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추월산
:
추월산의 시 2006. 9. 6. 08:56


김성중

너를 만나면
이야기를 하고 싶고
살 맛이 철철 나고
없던 힘이 솟아난다.
한잔의 술을 마시면서
사랑을 읊조리고
두 잔을 들이키며
삶을 고뇌한다.
주정이 목구멍을 넘을 때마다
철학자가 되고
정치가가 되고
아무튼 무엇이 되어 간다.
혀가 꼬부라져 벙어리가 되고
우리는 온 몸으로 부대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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