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월산의 시
2006. 9. 4. 19:09
금강산1
을지전망대에 올라
금강산을 바라본다.
아스라히 떠 있는 섬처럼
그대는 내게서 달아나고
나는 그대를 붙안으려
안간힘을 써보지만
가로놓인 철책을 어찌할 수 없구나.
새까만 나비 한 마리가
철책을 넘으려 애쓰지만
결국 넘지 못하고
하염없이 날개만 파닥인다.
금강산 일만이천 봉이며
만물상을 머리속 그리며
망원경을 들이대도
그대의 속살은 보이지 않고
내 이마엔 진땀만 밴다.
반백년 세월 동안
침묵을 지켜온 비무장지대 디엠지
성내천은 남과 북의 물을 모아
소양강으로 흐르는데
지금도 남녘과 북녘 초병들은
서로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누며
시뻘겋게 충혈된 눈엔
살기만이 번뜩이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