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월산의 시
2006. 8. 31. 19:59
시작연습-백두산 / 김성중
천지의 파란물이 따뜻하다.
하늘에서 환웅이 소나기를 타고 내려온다.
천지는 몸을 비틀고,
빗방울과 몸을 섞는다.
발가벗은 곰 한 마리 호랑이 한 마리 천지로 뛰어들고,
나무꾼이 가죽을 챙겨간다.
햇살이 비치면 천지는 시치미를 떼고,
발가숭이 곰이며 호랑이가 울며불며
가죽옷을 돌려달라고 애원할 때,
환웅은 마늘 한 쪽과 쑥 한 줌을 던져주고
구름 뒤로 숨는다.
내 상상의 날개는 소낙비에 젖어 절름거리며,
보들레르의 절름발이 알바트로스를 떠올리고,
윤동주의 슬픈 시인을 따라간다. (2006.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