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월산의 시
2006. 9. 4. 19:11
바퀴를 굴리며 / 김성중
굴렁쇠를 굴리던 시절
세상을 굴리고 싶었던 시절
둥근 지구가 둥글어서
굴렁쇠는 잘도 굴렀지.
왼종일 굴려도
또 굴리고 싶던 굴렁쇠
지금은 자동차 바퀴를 굴린다.
붕붕 시동을 걸고
변속기를 조작하면서
가속 페달을 밟으면
신기하게도 바퀴가 굴러간다.
혼자서 잘도 굴러간다.
제동페달을 밟을 때까지.
세상도 이와 같아서
미친 듯이 굴러갈 땐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
빨간 신호등 앞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