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월산의 시 2006. 9. 4. 19:13

새 날을 위하여 / 김성중


유채꽃길 따라
온 산엔 진달래
눈사태로 벙글고
한 쌍의 원앙이 고전무용으로 날아든다
지금쯤 진달래는
경의선을 타고 휴전선을 넘는다

독재자에게
4월은 잔인한 달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이 땅의 풀들은 파란 옷을 입는다
황홀한 5월을 위하여
새파랗게 몸을 닦는다

하나의 세계와
또 하나의 세계가 만나는 것은
황홀한 순간이다
변증법적인 통일이다
새로운 세계의 열림이다

너의 아픔은 나의 아픔
나의 기쁨이 너의 기쁨
사랑의 가슴을 서로 맞댈 때
다라운 세상에 한가닥 시원한
바람이 인다

너는 나를 끌고
나는 너를 밀면
우리네 마당엔
유채꽃과 진달래가 눈사태로 피어난다
한 쌍의 원앙이 현대무용으로 날아든다.


*서울에서, 선배의 결혼식 때 읊은 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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