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월산의 시 2006. 9. 6. 08:42
불혹의 가을

김성중

이 가을에는
나를 새롭게 해야 해
1999년이 가면 불혹이 오니까.

가을 나무는
어김없이 단풍으로 물들고
소문도 없이 이파리를 떨구고
가을 나무는 아무런 미련도 없다.

그 여름 땡볕을 막아주던 잎을
그렇게 쉽게 이별할 수 있다니
나도 미련없이 버려야 하리.

나의 욕심을 버리고
나의 나태를 버리고
나의 나약을 버리고
나의 교만을 버리고
버리고 버려야 하리

가을강처럼 말라야 하리.
이 불혹의 가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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